책 읽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곳

책 읽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곳

이 책을 읽게 된 동기

책 읽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곳,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이토 다카시 작가를 좋아합니다. 독서 관련 책을 사이토 다카시 작가가 썼네요. 그래서 밀리의 서재에서 보자마자 읽게 되었습니다.

 

책 읽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는 곳 책표지
이미지 출처 : 예스24 책소개 페이지 – 사이토 다카시 저/황미숙 역 | 쌤앤파커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

가족이나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일이라면 동물들도 가능하다. 의사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하지만 동물이나 곤충은 지역과 시대를 뛰어넘은 곳에 있는 존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책을 읽는 행위는 오직 호모 사피엔스만이 할 수 있다.
– 밀리의 서재

책은 사람(호모 사피엔스)만이 읽을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에게는 읽는 힘이 있고, 읽고 싶은 마음도 있다. 연간 100권 정도의 독서량을 가진 아이들이 수두룩하다. 이대로라면 언어적인 인식 능력은 계속 높아져야만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자라면서 점점 책을 읽지 않게 되다가 대학생쯤 되면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게 된다니, 성장하면서 독서의 즐거움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 밀리의 서재

사이토 다카시 작가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글로 편하게 풀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술의 세계에 갓 입문했을 때 느끼는 ‘시비=옳고 그름’의 초심, 경험을 쌓아가며 그때에 맞는 연기법을 행하는 초심, 그리고 노년을 맞이했을 때 비로소 도전할 수 있는 예藝에 대한 초심. 매사를 시작한 후부터 경험을 쌓는 와중에도 늘 그때마다의 도전이 있고, 미숙함이 있다는 뜻이다.

일류의 인식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에는 아직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이 ‘여기까지 했으면 됐다’ ‘이제 앞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도 인식력이 있는 사람은 여전히 도전해야 할 것이 있다고 느낀다. 그만큼 깊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며, 그렇기에 인생을 계속 즐길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 밀리의 서재

아는 만큼 보이죠.

비디오 스위치를 켜는 것과 그림책을 펼쳐 보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은 보든 안 보든 관계없이 일정한 속도로 흘러나오는 일방적인 자극이지만, 그림책은 달라요. 지금처럼 아이들이 영상에 기대면 기댈수록 앞으로는 현실 생활 속에서 그림책을 더 즐기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반환점》, 미야자키 하야오
– 밀리의 서재

그림책은 뇌와 상호작용을 하게 되지만 영상은 일방적입니다. 텔레비젼은 원시인이 불멍할 때와 비슷한 뇌파를 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뇌가 편한 상태이지요.

미야자키 하야오는 많은 책을 읽고, 매우 깊은 인식력을 갖고 있는 분이다. 그러니 그토록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즐겨 보지만 책은 읽지 않는다면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깊이를 깨닫지 못할지도 모른다.
– 밀리의 서재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 신작을 냈죠. 상당히 불친절한 편집으로 한번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느낌도 있다고 하네요. 이런 깊이는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이번 달에 한 사람의 저자에게 빠졌다면 다음 달은 다른 저자에게 빠져보자. 또 다음 달에는 다른 저자의 책을 읽는 식으로 시기별로 확장시키면 좋다. ‘흠뻑 빠지는 기쁨’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참고로 특정 인물에게 빠졌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엘리트 같은 아무개 작가보다는 낙제생 느낌의 다자이 오사무가 더 낫지” 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저자를 추켜세우는 일은 무의미하다. 그보다 이번 달은 다자이 오사무, 다음 달은 다른 저자라는 식으로 각각 마음껏 빠져보는 편이 낫다.
– 밀리의 서재

저는 병렬로 책을 봅니다. 이것 저것 섞어서 읽는 편입니다. 단점은 어디서 읽은 것인지 헤깔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하자. 메모하는 작업은 깊은 사고를 계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감!’ ‘재미있다’는 한마디도 좋고, 자신의 체험과 연결되는 부분은 키워드를 적어도 좋다.

감정이 움직였다면 그 감정을 나타내는 머리글자 같은 마크를 달아놓는 것도 좋으리라. 너무 재미있어서 웃었다면 빙그레 마크, 놀란 부분은 깜짝 놀란 표정의 마크. 읽으면서 얻은 자신의 감촉, 영감을 붙들어놓으라는 이야기다.
– 밀리의 서재

책을 읽을 때 주로 밑줄만 치는 편인데 나중에 독서 노트 쓸 때 왜 줄을 쳤는지 기억도 안날 때가 있습니다. 그 때 그 때 바로 바로 감상을 메모하는 것을 습관으로 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면 리뷰를 찾아 읽어보자. 요즘은 인터넷으로 검색만 하면 수많은 감상을 찾을 수 있다. 자신과 같은 감상을 가진 사람의 리뷰를 읽으면 ‘그렇지, 맞아 맞아’ 하고 생각을 확인할 수 있고 반대로 ‘그건 몰랐네’ ‘과연 그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라며 새로운 관점을 깨닫기도 한다. 리뷰 중에는 ‘아니, 그건 아니지’ ‘이건 좀 가벼운 감상인 것 같아’ 하고 반론하고 싶어지는 것도 있다. 반론한다는 것은 사고가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 밀리의 서재

독서 모임을 할 정도로 부지런하지는 않은 스타일이라 리뷰를 보는 이 방법에 마음이 동하기는 했지만 리뷰 조차 잘 안보는 귀차니즘을 지니고 있습니다. 🙂

3. 《오륜서》 미야모토 무사시

일본의 검호 미야모토 무사시가 60세에 엮은 마음과 기술과 몸의 최고 경지인 융합으로 가는 길. ‘만리일공萬里一空’의 경지에 다다르려면 ‘단련’과 ‘공부’와 ‘음미’가 있을 뿐이다. 그저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와 음미를 통해 질을 높여야 한다. 병법의 비법서인 《오륜서》는 알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의 내용을 하나씩 익히고 단련하기 위한 것이다. ‘박자(타이밍)’에 대해서 예를 들자면, 무사시는 박자에 어긋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으므로 박자를 단련하라고 말한다. ‘부딪치는 박자’ ‘쉬어가는 박자’ ‘등지는 박자’. 박자를 개념화시켜 파악하고 습득해야 할 기술로서 제시한다. 달인의 인식력에 감명을 받게 될 것이다.
– 밀리의 서재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도류 자체가 엇박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짧고 간결한 식의 배후에는 굉장히 깊은 세계가 자리하고 있다. 이 식을 간단히 설명하면 에너지(E)는 질량(m)이라는 의미다. c는 빛의 속도를 말한다. 빛의 속도는 일정하며 1초 동안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돈다. 이것의 제곱이라니 굉장한 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작은 질량이라도 막대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식이다. 이것으로 인해 아무도 몰랐던 태양의 수수께끼가 풀렸다. 어째서 이토록 계속 열을 낼 수 있는지 말이다. 핵융합을 통해 적은 질량을 막대한 에너지로 바꾸고 있는 것이 태양이다.
– 밀리의 서재

과학시간이네요. 덧붙이자면 태양은 수소가 강한 중력에 의해 헬륨으로 핵융합하며 빛을 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수소로 이루어진 가스등 같은 가스별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열심히 책을 읽어도 쉽게 머리에 남지 않는 법이다. 어느 정도 기초적인 지식이 있으면 새로운 이야기도 따라갈 수 있다. 1,000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 1,001권째 책을 읽을 때는 빠르게 읽히고 지식도 남는다. 100권을 읽은 사람이 101권째 책을 읽을 때보다도 가성비가 좋은 셈이다.
– 밀리의 서재

읽으면 읽을수록 배경지식이 늘어서 다음 책도 이해하기 쉬워진다는 점.

신서는 지식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어 매우 편리하다. 그런 신서를 5권만 읽어도 아무것도 모르는 C등급에서 꽤나 상세히 아는 A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 2권만 읽어도 조금은 아는 B등급이 된다. 아주 잘 아는 S등급이 되려면 20권 정도는 읽어야 한다. 연구자라면 2,000권은 읽어야 할지도 모르지만, 일반인을 기준으로 한다면 20권만 읽어도 S등급이다.

가령 중동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20권의 책을 읽는다고 생각해보자. 1~2권을 읽는 사람은 많겠지만, 20권을 읽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러니 그 정도로 읽으면 아주 잘 아는 사람이 된다. 우주의 암흑물질에 관한 신서 5권, 블랙홀에 대한 신서 5권, 우주론에 대한 신서 5권을 읽으면 우주에 대해서는 꽤 아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 밀리의 서재

일본은 신서(주로 초보자용, 초보 개념서)라는 책 분야가 있나 보네요.

공자는 인격적으로 훌륭한 것을 ‘인仁’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인격이란 ‘배움을 통해 성숙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자 자신도 위대한 인격을 가졌기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고 《논어》와 같은 글로서 후세에 남았는데 ‘나는 많이 배우고 모든 이치를 다 아는 자가 아니다. 나는 오로지 하나의 도로 만사를 관철할 따름이다(一以貫之 일이관지, 하나로 꿰뚫어져 있다)’라고 말했다. ‘인’으로 대표되는 인격을 갖는 것을 평생에 걸쳐 관철하고자 할 뿐이라는 말이다.
– 밀리의 서재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 “나의 도는 하나로 꿰어져 있다. “, 공자의 유명한 말이죠. 예전에 차태현이 주연했던 전우치란 드라마에서도 나오는 대사였죠. 🙂

《인간 실격》 자체는 고독하고 괴로운 소설이다. 직접적으로 살아갈 희망이나 용기가 샘솟는 종류의 내용은 아니지만 지금도 많은 젊은이에게 인기가 있다. 주인공 오바 요조는 ‘인간사’가 무엇인지 몰라 자신 혼자만 별난 것이 아닌지 불안과 공포에 떠는 인물이다. 동시에 어떻게든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싶고, 인간을 믿고 싶어 한다.

그런 오바 요조에게 자신을 투영하고 고뇌에 공감하며 읽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거의 폐인이 되어버린 오바 요조가 최후에 도달한 ‘지금 나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갑니다’라는 경지에서 구원을 느낄지도 모른다.

다자이 오사무의 〈여학생〉이라는 단편소설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내일도 같은 날이 오겠지.

행복은 평생 오지 않는다. 그 점은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꼭 온다, 내일은 온다’라고 믿으며 자는 것이 좋겠지.

-〈여학생〉 다자이 오사무
– 밀리의 서재

행복해지려고 애쓸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별탈 없는 것이면 되는 거 아닐까요?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성장하는 느낌입니다. 어제보다 오늘 성장하고 싶고 내일은 더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장래에 대해 변화를 기대하지 못하고 같은 나날의 반복에 숨 막힘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지 모른다. 하루하루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극적인 변화나 그림에 그린 듯한 행복이 찾아오리라는 생각은 좀체 들지 않는다. 그것을 일단은 받아들이고, 잠들기 전에는 ‘내일은 꼭 행복이 온다’고 믿어본다. 그러면 상쾌한 기분으로 잠들 수 있지 않을까. 괴로울 때면 이 말이 힘이 된다.
– 밀리의 서재

내일은 꼭 행복이 온다!

10년쯤 전에는 ‘승자그룹, 패자그룹’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었다. 당시에는 나름의 리얼리티를 가진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말이 유행하던 당시에도 문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사용하는 데 주저했을 것이다.

가령 머리가 좋고 일에서 성공을 거두어도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사람은 ‘안타까운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교양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중요한 관점이다. 돈을 가진 사람이 훌륭하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게임에 이기는 데는 능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훌륭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일부러 이기지 않는 길도 있으니 말이다.

삶의 의미를 묻고 그 깊이를 탐구하는 것이 인생의 참된 묘미다. 물론 사는 데 돈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성서에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이 나온다. 사람이 물질적인 만족만으로 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바로 인생의 의미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그 의미를 포착하는 힘을 키우면 인생의 깊이를 알 수 있게 된다.
– 밀리의 서재

어찌 되었든 책을 읽읍시다!

이 책을 다 읽고

사이토 다카시는 책을 많이 내기로 유명한 작가인데 책을 많이 사기도 하고 자신의 책을 이용해서 생각한 것을 글로 풀어내는데도 능한 작가입니다.

작가가 어떻게 책을 읽는지 관심 가진 분야의 개념은 어떻게 잡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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